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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야구장 밥을 먹는다.

다이노스 피플 | 2011.12.28

<시즌 중 단장 이하 직원들과 구장에서>

 

아주 먼 과거는 아니지만 NC다이노스에 입사 면접 봤을 때가 생각이 난다. 씩씩하게 면접 장소에 들어가 당시 면접관이셨던 지금의 직장 상사들을 만났고, 난 내 의사를 확실히 전달하였다. 다시 야구장밥 먹고 싶다고…… 다시 그 불꽃 튀는 현장에서 살고 싶다고…… 그게 바로 나의 야구 인생이 ‘To be continued’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원래는 축구 쪽에서 일을 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 축구계는 보수적인 곳이다. 그러다 보니 진입장벽은 상상 그 이상 이었다. 초보 에이전트이자 스카우트로서 나 또한 항상 부족함을 많이 드러냈고, 그러다 보니 일의 진척도 더뎠다. 더군다나 난 선수 출신도 아니었을뿐더러 그 업계 사람들에게 나란 존재는 그저 잠시 놀러 온 이방인 정도에 불과했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그냥 답답한 날들의 연속이었고 나의 오랜 꿈이었던 선수 에이전트 생활에 대한 회의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다 스포츠 마케팅 전공으로 미국에 유학을 갈 기회가 생겼다. 숨통이 트이는 순간 이었다. 스포츠 선진국인 미국에서 보다 나은 전문 지식 습득과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내가 경험한 미국에서의 스포츠 마케팅은 정말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학문이었다. 학교의 도움으로 다양한 현장 학습 또한 빠질 수 없는 이점이었다. 각종 계통의 전문가들 말도 들을 수 있었고 그들과의 소통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단점이라면 미국에서의 축구 업계는 그다지 활발하지가 않았기에 축구를 접할 기회가 확연히 적었다. 그러던 나에게 정말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뉴욕 양키스에 냈던 원서가 덜컥 붙어버린 것이다. 평소 야구에도 흥미를 많이 가지고 있던 터라 세계적인 명문 팀에서 일을 하게 된다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다. 나의 발령 지는 뉴욕 양키스 산하 싱글A 마이너리그 팀 “Staten Island Yankees”였다. 양키스는 모든 레벨을 통틀어 총 6개의 마이너리그 구단과 연계되어 있었으며 내가 그 중 하나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었다.

 

내가 속했던 부서는 ‘Community Relations & PR’ 이었는데 주로 지역사회 연계 사업 및 프로모션이 주 업무였다. 이 부서에서 일을 하며 나는 말로만 듣던 외국 스포츠 구단들의 연고지 내 여러 가지 활동들을 접할 수 있었다. 비록 마이너리그 구단 이었지만 연고지 내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오히려 메이저리그 구단의 그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마이너리그 시장이다 보니 소위 말하는 일회성 팬들 보다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현지인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았다. 또한 메이저리그 팀에 비해 운용할 수 있는 예산의 규모도 현저히 적어서 주로 투자 및 후원활동 등으로 지역사회 연계 사업을 진행하는 메이저리그 구단관 비교하여 현금을 제외한 각종 자산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예를 들면, 해당 지역 학생들을 어렸을 때부터 팬으로 편입 시키기 위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부사장이었던 나의 사수를 비롯하여 마스코트까지 해당학교의 조회 시간에 직접 방문하여 아이들을 상대로 한 게임이나 상황극 등의 간단한 프로모션 행사도 하고, 행사 내내 아이들을 직접 참여시켜 퀴즈 등을 하며 팀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리는 데에 주력 하였다. 팀이 기반으로 하던 도시였던 Staten Island의 거의 모든 학교는 다 돌아본 듯 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1시간 남짓한 이런 활동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의문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생각은 시즌이 시작하면서 눈 녹듯 사라졌다. 아이들은 행사를 통하여 접한 우리 팀을 정확히 기억하였고, 혼자가 아닌 단체관람 혹은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들과 야구장을 방문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매 경기 매진으로 이어졌고, 팀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방문을 해준 아이들에게 많은 혜택을 쥐어졌다. 국가가 연주되는 시간에 선수들의 옆에 설 기회를 준다거나 구장 내의 음식을 구매하는 무료 쿠폰과 야구모자를 증정하면서 충성도(?)를 보여준 어린이 팬들에게 다가갔다. 나중에는 이 아이들을 팀이 원정간 사이에 운동장으로 초청하여 자그마한 야구교실도 열어주었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비로소 결실을 보는 순간이 매우 나에게는 너무 소중했다.

 

내가 경험한 스포츠 선진국, 그리고 야구 선진국인 미국에는 연간 수천억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메이저리그 팀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 야구와 같이 스몰볼로 일관하는 팀이 있는가 하면, 비교적 작은 시장에서 최대의 이익을 올리는 마이너리그 팀도 있었고, 한 개의 도시가 한 팀을 키우고 지원하며 팀과 함께 생사고락을 하던 이들도 있었다. 모두 야구를 너무 사랑하며 자신의 팀을 항상 응원한다. 미국인들에게는 이미 생활이 되어버린 야구와 함께 더불어 산다는 말이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는 그냥 야구경기를 주최한다고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구단 프론트 및 팬들이 함께 움직여야 할 것이다. 프로야구 초년생이지만 앞으로 우리 NC다이노스가 나아갈 길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야구장밥’을 먹으며 다이노스가 1군에 서는 그날을 꿈꿔본다. 나아가서 창원 시민들과 함께 우승을 만끽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길 학수고대하며……


- 박찬훈 과장 (NC 다이노스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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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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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노스의 지역 밀착 프로모션이 다 메이져리그에서는 이미 하고 있던 것이었군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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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상상만 해도 흥분되는 직업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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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과장님, 그대 인턴 지원하러 사무실에 들렸던 SUNY졸업한 안태영입니다. 글 정말 잘 읽었구요. 앞으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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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과장님 저는 미국 워싱턴 DC 에 살고 있고 저의 아들이 11살 인데 야구를 좋아합니다. 미국 전지훈련을 오시는걸로 아는데 훈련 장소 ,주소 ,일정 가르켜 주실수 있는지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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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함께 야구장밥을 먹을 수 있어 영광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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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 정말 잘 들었습니다. 제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처 이야기로 다 풀어내지 못한 힘들고 고뇌했을 순간들이 조금이나마 느껴집니다. 그만큼 진지하게 열정적으로 살아오셨다는 이야기겠죠? 정말 멋있고 오늘도 또 배워갑니다.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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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야구장밥을 먹을 수 있게 되어 고맙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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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야구마케팅쪽 관심이 많은데 ㅠㅠ도움이 많이되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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